지구온난화 가 만들어낸 진짜 공포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뉴스에도 잘 안 나옵니다. 하지만 당신의 집 베란다 창틀, 도시 공원의 풀숲, 어린이 놀이터 한구석에서 조용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것은 날개 달린 침입자들, 인간의 허를 찌른 생태계의 반란군, 해충입니다. 목차 따뜻한 봄, 그늘 아래 숨어 있던 것들 남쪽에서 북쪽으로, 벌레들의 국경 넘기 감귤도, 고추도, 인간도 먹잇감이 되다 무너지는 생태계,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따뜻한 봄, 그늘 아래 숨어 있던 것들 2024년 4월, 서울 은평구. 퇴근 후 산책하던 직장인은 눈을 의심했습니다. 벚꽃 사이를 떠다니는 건 꽃잎이 아니라 낯선 무늬의 모기 떼였죠. 벌레라면 여름이 제철이라 믿었던 그에게, 봄 모기란 계절의 반란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그의 집 현관등 주변에는 매일 밤 정체불명의 곤충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소리쳤고, 딸은 울었고, 그는 그날부터 창문에 방충망 두 겹을 붙였습니다. 이 사례는 단순한 ‘벌레 출현’이 아닙니다. 지구온난화가 이미 도시 일상까지 침투했음을 알리는 경고입니다. 봄에도 겨울잠에서 깨지 않는 해충, 도시의 불빛과 기온에 적응한 개체들, 새로운 공존이 아니라 새로운 침략입니다. 여름이 기다려지지 않는 이유가 생긴 셈이죠. 남쪽에서 북쪽으로, 벌레들의 국경 넘기 예전에는 서울에서 뎅기열 모기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광주·부산을 넘어 수도권까지 서서히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해충에게 여권은 필요 없습니다. 기온 2도 상승이면, 그것이 초대장입니다. 흰줄숲모기, 이 작은 존재는 뎅기열·지카바이러스·치쿤구니아열 같은 단어들을 집 앞으로 가져옵니다. "설마 내가 물리겠어?"라고요? 그 말은 코로나 초기에 마스크 없이 돌아다니던 이들이 했던 말과 비슷하죠...